돌의 본성, 돌 속에 숨은 생명 에너지
고충환(kho, Chung_Hwan 미술평론) 돌은 사람보다 오래 산다. 손 안에 속 들어오는 작은 돌멩이 하나도 사람보다 어린 것은 없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득한 세월동안 온갖 이질적인 것들, 잡다한 것들, 다른 것들을 자기 품에 끌어안아 켜켜이 쌓은, 그리고 그렇게 단단한 덩어리로 응축된 시간의 결정체다. 그래서 잘 보면 결도 있고 잡티(잡석)도 많다. 시간이 만들어준 흔적이고, 시간이 만든 조형이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고, 평생 크고 작은 암 덩어리와 더불어 사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되겠다. 돌은 겉살과 속살도 틀린다. 거죽은 허연데 속살은 시커멓고, 매끄러운 표면에 반해 거친 속살을 숨겨놓고 있는 경우도 많다. 조각가는 무엇보다도 이런 돌의 본성을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한다. ..
2022.01.14